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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따뜻한 겨울 (2016년 스위스, 프랑스 여행기)

크리스마스 마니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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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 예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우리 모두 크리스마스트리 밑에 뒀던 선물을 집어들어 부엌으로 모였다. 식탁 중간에 모아 놓으니 산더미였다. 그 주위를 오순도순 둘러 앉으니 그렇게 푸근할 수가.

 

선물교환의 시간!

쟌의 가족의 크리스마스 전통(?) 중 하나가 마니또이다. 매년 성탄절날 이름을 뽑는다. 일 년 동안 비밀로 해뒀다가 크리스마스 때 그 사람에게 선물을 전달한다. 서로 대단한 선물을 주는 건 아니지만 매년 그렇게 서로를 챙기고, 서로를 생각하고, 서로에게 의미있는 선물을 준비하고 성탄절을 함께 보내는 모습이 감동스러웠다. 게다가 손님으로 온 나와 토마스를 위해 선물을 일일이 준비한 것도 감동이었다.

 

우리나라에는 성탄절이 기독교와 함께 자리잡은 휴일이라 그리 긴 전통이나 형식이 없다. 그저 상업적으로 이용되는 날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기독교인이긴 하지만 크리스마스가 그리 감동적으로 다가온 적은 없다. 성탄절의 의미를 충분히 묵상하면 좋겠지만 행사가 너무 많고 늘 바빠서 순식간에 지나가버리는 날. 피곤에 찌들어 하루종일 방콕 하게 되는 날. 그래서 무의식 중에 피하고 싶은 날이 되어버린 크리스마스. 본질을 놓친 게 아닐까?

쟌의 가족을 통해 크리스마스가 어떤 날인지 많이 배운다. 다양한 이웃들과 함께 한 성탄 이브 만찬, 잔잔했던 주일 예배, 가족과 보내는 푸근한 오후… 성탄의 불빛처럼 잔잔한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아이디어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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