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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프스코댁 다이어리

프랑스어, 영어, 한국어... 말더듬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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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 대화하면 작아지는 기분이다. 내가 엉망으로 말하고 있는 걸 스스로 너무 뚜렷하게 자각하기 때문이다. 영어권에서 온 사람들과 대화할때면 더욱 그렇다.

프랑스어를 배우면서 영어를 더 못하게 됐다. 12세 지나서 영어를 습득하기 시작했고 프랑스는 이제 와서 배우는 것이기 때문에 언어 반응이 뇌의 다른 위치에서 제각각 벌어지고 있다. 그래서 문장을 이해하고 반응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탁구 치듯 이어지는 대화에는 낄 엄두가 나질 않는다.

오랜만에 가족들이나 친구들과 대화해보면 나의 한국어 능력마저 하락했음을 발견한다. 아니 모국어 능력도 잃을 수가 있나? 그렇네요. 난 어쩌면 좋죠.

원래 말에는 자신이 없는데 더더욱 자신이 없어진다. 다국어 구사자가 되면 어휘 감각이 풍부해지고 보유한 어휘량이 많아지는 게 맞지만 한 언어 영역에서만 평가하면 다소 어벙벙한 사람 같아 보이는 게 사실이다.

미래의 우리 아이들은 다국어 환경에서 자랄 테니까 나보다 훨씬 자연스럽게 언어를 인지하고 사용할 수 있겠지? 좋겠다, 너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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